혼자 카페에 들어갔을 때, 자리에 앉자마자 휴대폰부터 꺼내게 되는 곳이 있다. 할 일이 있어서가 아니라 혼자 앉아 있는 모습이 어색하게 느껴져서다. 반대로 어떤 곳에서는 별다른 이유 없이 가방에서 책을 꺼내게 된다. 같은 혼자인데, 공간에 따라 그 시간이 전혀 다르게 흘러간다.

혼자 있는 사람을 위한 자리
혼자 오기 좋은 공간에는 대개 혼자 앉을 수 있는 자리가 따로 있다. 벽을 등지고 앉는 자리, 창을 바라보는 긴 테이블, 다른 테이블과 시선이 엇갈리는 구석 같은 곳. 이런 자리는 혼자 온 사람에게 여기 앉아도 괜찮다는 신호를 조용히 보낸다.
용인의 아카커피룸은 한 공간 안에 세 가지 분위기를 나눠 두었다. 일본의 호텔 로비 같은 자리, 위스키 바 같은 자리, 지하철 안 작은 카페 같은 자리. 처음 온 사람은 어디에 앉을지부터 고르게 되는데, 그 선택이 곧 오늘 이곳에서 보낼 시간의 모양을 정한다. 혼자라는 사실보다 어떤 자리를 골랐는지가 더 중요해지는 셈이다.
“혼자 오기 좋은 공간은 혼자를 특별하게 취급하지 않는 공간일지도 모른다.”
편안함은 작은 것에서 만들어진다
혼자 있는 시간을 편하게 만드는 것은 의외로 작은 것들이다. 의자가 향하는 방향, 옆 테이블과의 간격, 대화를 덮을 만큼만 깔린 음악, 손님을 바라보는 시선의 온도. 오래 앉아 있어도 눈치가 보이지 않는 분위기는 안내문이 아니라 이런 작은 선택들이 쌓여서 생긴다.
연남의 북눅 연남은 아예 한 번에 한 팀만 머무는 방식을 택했다. 다른 사람의 시선을 신경 쓰지 않고 자기 시간을 온전히 보낼 수 있게 하기 위해서다. 모든 공간이 이렇게까지 할 수는 없지만, 혼자 온 사람을 배려한다는 것이 결국 시선의 문제라는 점은 분명해 보인다.

할 일을 정해 주지 않는 공간
북눅에서는 꼭 책을 읽지 않아도 괜찮다고 한다. 멍하니 앉아 있어도, 글을 끄적여도, 좋아하는 음악을 틀어 두어도 된다.
무엇을 해야 한다는 생각에서 잠시 벗어나는 것만으로도 혼자의 시간은 조금 달라진다. 혼자 있기 좋은 공간은 혼자 있는 사람에게 할 일을 정해 주지 않는다.
혼자 방문한 공간 중에 다시 혼자 가고 싶은 곳이 있나요? 그곳에서 당신은 어떤 자리에 앉아 있었나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