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남동 골목의 한 건물, 2.5층이라고 부르는 높이에 북눅 연남이 있습니다. 문을 열면 창가의 램프와 쿠션, 벽을 따라 늘어선 책들이 먼저 보입니다. 서점이라기보다 누군가의 서재에 초대받은 느낌에 가깝습니다.
많은 사람이 빠르게 지나가는 공간 대신, 한 사람이 오래 머무는 공간을 선택한 이유를 물었습니다.

- Q. 처음부터 책이 있는 공간을 만들고 싶었나요?
- 일상에서도 여행지에서도 도서관이나 서점처럼 책이 있는 곳을 자주 찾았어요. 조용히 책과 함께 있다 보면 이야기 속에 빠져들기도 하고, 복잡했던 생각을 정리할 수도 있었거든요. 그러다 나와 비슷한 취향을 가진 사람들을 위해 책이 있는 동화 속 같은 공간을 만들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잠시 세상과 떨어져 숨어들 수 있는 작은 공간을요.
“세상과 잠시 떨어져 숨어들 수 있는 은신처.”
한 팀만을 위한 공간이라는 선택
북눅에는 문을 연 날부터 지금까지 바꾸지 않은 방식이 하나 있습니다. 머무는 동안 오직 한 팀에게만 공간을 내어 주는 것입니다. 더 많은 사람을 받을 수 있는 구조를 두고도 그렇게 하지 않은 이유를 운영자는 이렇게 설명합니다. “다른 사람의 시선을 신경 쓰지 않고, 나만의 혹은 우리만의 시간을 온전히 보낼 수 있었으면 했거든요.”
그 선택 덕분에 북눅에서의 시간은 조금 다르게 흐릅니다. 옆자리를 의식할 필요가 없으니 자세도 대화도 느슨해집니다. 혼자 온 사람은 혼자의 시간에, 둘이 온 사람은 서로에게 조금 더 집중하게 됩니다.

꼭 책을 읽지 않아도 괜찮아요
북눅에 왔다고 해서 꼭 책을 읽어야 하는 것은 아니라고 합니다. 잠시 멍하니 생각에 잠겨도, 글을 끄적여도, 좋아하는 음악을 틀어 놓고 편한 자세로 있어도 괜찮습니다.
운영자가 바라는 것은 그저 “평소보다 조금 더 나답게” 시간을 보내는 일입니다.
공간을 운영하며 달라진 생각
- Q. 공간을 운영하며 새로 생긴 고민이 있나요?
- “이런 공간을 만들어주셔서 고마워요.” 북눅을 찾아주신 분들에게 이런 말을 들을 때가 있어요. 어떤 분들은 이런 공간을 자신의 집에도 꾸미고 싶다고 이야기해주시기도 했고요. 그런 이야기를 들을 때면 한편으로는 새로운 생각도 들어요. 북눅에서 보낸 시간을 집으로 돌아간 뒤에도 이어갈 수는 없을까. 이곳에서 느낀 경험을 일상에서도 조금 더 자주 만날 방법은 없을까. 아직 답을 찾은 건 아니지만, 더 좋은 공간이 되어드리고 싶은 마음으로 계속 고민하고 있어요.
- Q. 이곳을 찾는 사람이 어떤 시간을 보내길 바라나요?
- 꼭 북눅이 아니어도 좋아요. 자주 찾아오기 힘들 수도 있으니까요. 그래도 살아가면서 자신만의 구석 공간 하나쯤은 마련해두면 좋겠다고 생각해요. 가끔 도망치고 싶을 때, 혼자만의 시간이 필요할 때 자연스럽게 떠올릴 수 있는 곳이요. 잠시 숨어 있을 수 있는 마음의 안식처 같은 곳. 북눅도 누군가에게 그런 공간이 될 수 있다면 좋지만, 이곳이 아니더라도 각자에게 그런 구석(nook) 하나쯤은 있었으면 좋겠어요.
문답과 인용은 공간큐브 북눅 연남 에피소드 「나만의 작은 구석」에서 운영자가 들려준 이야기를 옮겨 엮었습니다. 해석이 들어간 문장은 편집팀의 문장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