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엇을 먹고 마실지보다, 그 공간에 들어가 보는 것 자체가 방문의 이유가 되는 곳들이 있습니다. 메뉴는 금방 잊혀도 공간에서 보낸 시간은 오래 남습니다.
이번에는 공간의 구성과 운영 방식 자체가 하나의 경험이 되는 세 곳을 골랐습니다. 두 곳은 연남에, 한 곳은 망원에 있습니다.



공간이 곧 이야기인 곳

내면의 발견 · 연남
내면의 발견은 테이블 10개를 놓을 수 있는 자리를 비워 두었습니다. 대신 외부와 내부의 경계를 물로 나누고, 그 사이를 그대로 비워 두었습니다.
공간의 이야기를 말로만 전하고 싶지 않았다는 선택이 그대로 공간이 되었습니다. 들어서는 순간 이곳이 무엇을 이야기하려는지 몸으로 먼저 알게 됩니다.

다시점 · 망원
다시점은 취향이 사람을 잇는 언어가 될 수 있다고 믿는 공유서재입니다. 곳곳에 놓인 방명록과 옛 도서카드함에는 다녀간 사람들의 문장이 쌓여 갑니다.
다른 사람이 남긴 카드를 읽고 나의 카드를 남기는 동안, 공간은 여러 사람의 시선이 겹치는 장소가 됩니다.

북눅 연남 · 연남
북눅 연남은 예약부터 책을 고르고 머무르는 과정까지가 하나의 방문 경험으로 이어집니다. 한 번에 한 팀만 머물기 때문에 그 시간 동안 서재는 온전히 방문자의 것이 됩니다.
동화 속 같은 서재를 만들고 싶었다는 운영자의 처음 생각이 지금도 창가와 책장 곳곳에 남아 있습니다.
세 곳 모두 무언가를 많이 보여 주는 공간은 아닙니다. 오히려 비워 두고, 남겨 두고, 한 팀에게 내어 주는 방식으로 공간을 경험하게 합니다. 이번 큐레이션은 그 방식이 곧 방문의 이유가 되는 곳들로 골랐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