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각이 너무 많은 날에는 오히려 아무것도 하지 않을 곳이 필요합니다. 무언가를 배우거나 구경하는 곳이 아니라, 잠시 속도를 늦추고 앉아 있을 수 있는 곳.
이번에는 머무는 것만으로 생각이 조금 정리되는 연남의 두 공간을 골랐습니다.
이렇게 골랐습니다
할 일을 정해 주지 않는 공간일 것. 주변의 소리와 시선이 지나치게 크지 않을 것. 그리고 그곳에 머무는 시간이 어떤 의미인지 공간 스스로 조용히 보여 주고 있을 것.
내면의 발견이 있는 서교동 일대는 예전에 작은 하천과 다리가 많아 ‘잔다리’라고 불렸다고 합니다. 공간의 이름은 그 사라진 다리에서 시작했습니다. 남이 보는 나와 내가 바라보는 나 사이에 작은 다리 하나를 놓아 보자는 생각이었습니다.
1층에는 테이블을 놓는 대신 물로 경계를 나누고 비워 둔 공간이 있습니다. 그 앞에 앉아 있으면 무엇을 생각해야 할지 몰라도 괜찮다는 기분이 듭니다.

“커피 한 잔을 마시는 동안만이라도 잠깐 ‘나’에 대해 생각해보는 것.”
북눅 연남에서는 책을 고르고 읽는 단순한 일이 다른 생각에서 잠시 벗어나게 해 줍니다. 한 번에 한 팀만 머물기 때문에 주변을 신경 쓸 일도 없습니다.
책을 끝까지 읽지 않아도 됩니다. 몇 페이지를 넘기다 창밖을 보고, 다시 몇 페이지를 넘기는 것만으로도 충분합니다.
두 곳 모두 생각을 대신 정리해 주지는 않습니다. 다만 정리할 수 있을 만큼의 조용한 시간을 내어 줍니다.



